지난주였나? 안우진 선수 등판날 팀이 지면 선수단이 동요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왜 그랬어?'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에이스 등판날 이럴 수는 없는 거다'라고 외치고 싶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에서도, 기사에서도 안우진 선수는 팀만 이기면 된다고 말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득점 지원도 없어서 1점이라도 내주면 질 것 같으니 정말 조심해서 던져야 하고, 어쩌다 점수 좀 내줘서 승리투수 요건 갖추고 내려오면 바로 승리 날리고, 등판할 때마다 팀은 연패 상태이니 끊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 보통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닐 겁니다.
1점대 방어율에도 지금까지 겨우 2승. 그것도 쉽게 거둔 승리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부담 때문인지 최근에는 살짝 흔들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흔들린다는 표현은 안우진에 대한 기대치 기준입니다. 다른 선수랑 비교하면 잘하는 거지요.
오늘도 흔들렸습니다. 지난 경기에서는 투수 바로 맞은편에 앉아서 안우진 선수가 던질 때마다 스피드 건을 갖다 대는 텍사스 스카우트가 있더니, 오늘은 적어도 코앞에는 보이지 않으니 다행이랄까요?
1회에 무려 1 실점을 하고 공도 35개나 던졌습니다. 내려와서 더그아웃에서 잡히는 표정도 우울합니다. 흔들린 거 치고는 그래도 1 실점으로 막은 거지만, 투구 내용이 맘에 들었을 리가 없습니다.
안우진 선수 등판 날은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게 한둘이 아닙니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방어율에 삼진에 개인 기록도 꼭 챙겼으면 좋겠거든요. 1회부터 방어율 올리고 시작하니 너무 아깝습니다. 그리고 1회부터 그 정도 투구했으면 몇 이닝 버티지도 못할 거 같았습니다.
거의 모든 득점 기회는 날려버리는 타선이 어쩐 일로 3점이나 내줘서, 과정은 아주 마음에 안 듭니다만 그래도 내주기는 해서, 어떻게든 5이닝만 채우면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겠다 했는데, 2회부터 급격하게 투구 수를 줄입니다. 역시 안우진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5회 초 무사에 1 실점하고 무사 1,3루까지 몰렸습니다. 아, 경기 못 보겠습니다. 오늘 안 좋다 싶더니 결국 사달이 나는구나 하고 채널을 돌렸습니다.
열심히 다른데 신경을 쓰려고 노력해 보다가 견디지 못하고 슬그머니 들여다봤습니다.
추가 실점 없이 삼진 세 개로 5회를 넘겼습니다. 구속은 눈에 띄게 느린 오늘이지만 그래도 넘겼습니다.
그리고 세상에나, 6회까지 99 구로 끊었습니다.
아무리 안 좋은 날이지만 안우진은 안우진입니다.
그리고 8회 말 현재 3:2로 1점 차로 이기고 있는 중입니다.
제발 좀 불 지르지 말고 이겨주길 바랍니다.
세상에, 저장하려는 찰나에 이원석 선수의 이적 후 홈런이 나왔습니다.
꼭 이겨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깁시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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